만사경영(샤인피플)
사람이 먼저인 사회를 향하여 본문
"사람이 먼저인 사회를 향하여"
인사 관리를 연구하다 보면 늘 대립되는 주제가 있다. 바로 '사람이 먼저인가, 일이 먼저인가' 하는 질문이다. 우리는 지난 세기 동안 산업과 경제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보다는 일이 우선시되는 경향이 강했다.
1. '역사 속에서 소외된 인간의 가치'
역사를 돌아보면, 사람은 일보다 우선시되지 못했다. 18세기 후반 산업혁명 시기에 노동자들은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해야 했다. 영국의 역사학자 E.P. 톰슨은 그의 저서 '영국 노동계급의 형성'(1963)에서 당시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 낮은 임금, 비위생적인 작업 환경에 시달렸으며, 잠을 잘 곳조차 없어 밧줄에 몸을 기대어 잠을 청해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평균 수명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불과했다.
또한, 수많은 전쟁과 분쟁에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왕권 사회에서 왕과 나라의 일을 위해 이름 없이 사라진 병사들, 20세기의 두 차례 세계대전은 인간의 생명이 얼마나 쉽게 희생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만약 우리가 모든 사람을 가족처럼 여겼다면, 이러한 전쟁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념, 사상, 이익 등이 사람보다 우선시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었다.
2. '공감과 인간 관계의 중요성'
현대에 들어서도 우리는 여전히 사람보다 일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람의 본질인 '공감과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사회학자 아를리 러셀 호크실드는 그의 저서 '관리되는 마음(The Managed Heart)'(1983)에서 '감정 노동'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노동 현장에서의 감정 관리와 공감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그는 서비스 업종 종사자들이 고객 만족을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관리해야 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이는 노동자들의 정신적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1995년에는 대니얼 골먼이 '감성 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을 출간하며, 감성 지능과 공감 능력이 개인의 성공과 조직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한다. 그는 지능지수(IQ)보다 감성지수(EQ)가 사회적 관계와 업무 성과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조직 내에서 공감과 감성 지능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철학자 마르틴 부버는 그의 저서 '나와 너(I and Thou)'(1923)에서 인간 관계의 본질은 '나-너'의 만남, 즉 상호 주관적인 관계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관계는 공감을 통해 형성되며, 이는 개인의 삶의 의미와 조직의 성과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3. '종교에서 찾는 인간의 존엄성과 상호 존중'
사람이 소중하다는 인식은 종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종교는 '내가 소중하니 너도 소중하다'는 가르침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상호 존중을 강조한다. 기독교에서는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마태복음 22:39)는 예수의 가르침이 있으며, 불교에서는 모든 중생이 불성을 지니고 있어 평등하다는 가르침이 있다. 이슬람교에서도 꾸란을 통해 모든 인간이 신 앞에서 평등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러한 종교적 가르침은 인간이 단순히 노동과 생산의 도구가 아니라, 존엄성과 가치를 지닌 존재임을 알려준다. 종교는 '공동체 의식'과 '상호 배려'를 통해 사회의 도덕적 기반을 형성하는 데 기여해 왔다.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그의 저서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1905)에서 종교적 윤리가 사회 경제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종교가 개인의 윤리 의식과 사회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현대 사회에서 종교의 영향력이 과거보다 감소했다고는 하지만, 인간의 존엄성과 상호 존중의 가치는 여전히 중요하다. 이러한 가치들은 인사 관리와 조직 문화에서도 반영되어야 한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형성될 때 조직은 더욱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글을 마치며
역사적으로 우리는 일과 성과를 우선시하며 살아왔지만, 이러한 방식은 한계에 도달했다. '공감과 인간 관계',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하는 종교적 가치'는 현대 사회와 조직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AI 시대에도 인간의 고유한 가치인 '공감, 관계 맺기, 상호 존중'은 대체될 수 없다.
이제는 '일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정신을 바탕으로, 사람을 중심에 두는 인사 관리와 조직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회복하고,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소중하니 너도 소중하다'는 단순하지만 깊은 이 진리가 우리 사회와 조직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